끝말잇기를 해본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 다들 겪어봤을 거다.
나 : 성냥!
상대방 : 냥... 냥... 양아치!
나름 성냥이라는 끝말잇기 A급 단어를 말했는데
이렇게 앞글자만 바꿔 대답하는 경우가 있다.
어려서부터 국어를 배우고 정확한 개념은 모르더라도 이것이
'두음법칙'이라는 문법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괜히 틀렸다고 트집잡았다간 두음법칙도 모르냐며 핀잔을 들을게 뻔해
인정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언제 두음법칙이 옳게 적용되는것이고,
언제 적용하면 안되는지 그 기준은 모호하기 그지없다!
앞서 상대방은 '냥'에 대한 대답으로 '양아치' 라 답했다.
과연 성냥에 양아치라 답한 것은 표준국어문법 적으로 문제가 없었을까?
우선 네이버 지식백과 및 블로그에서 두음법칙을 검색해보고
정리하자면 이렇다.
※두음이란?
'머리 두' 와 '소리 음' 으로 머리의 소리, 즉 첫소리를 뜻한다.
'네이버'란 글자로 설명하겠다.
각 음절의 첫소리는 'ㄴ' , 'ㅇ', 'ㅂ'이다.
여기서 '네' 라는 음절 단위를 첫소리라 하지 않으며, 'ㄴ' 이라는 소리(음소)가 있는 자음을 첫소리로 본다.
'ㅇ'은 자음이 맞긴하나, 소리(음소)가 없으므로 첫소리가 없다.
두음이란 '음절의 첫 소리(음소)'로 기억하면 되겠다.
※두음법칙이란?
네이버 지식백과는 두음법칙을 단어 첫소리에 올 수 없는 자음에 대한 법칙이라 설명한다.
'올 수 없는'
즉 특정 단어에서 특정 자음을 쓸 수 없다는 말인데,
왜 굳이 단어를 변형해야 했는지, 굳이 구분이 어려운 두음법칙을 만든 이유가 뭘까 의아하기도 하다.
그런데 북한의 언어와 우리말을 비교하면 두음법칙을 쓰고 안쓰고의 차이가 확연하다.
'리설주' vs '이설주' , '로동' vs '노동'
음.. 소리내어 어감을 비교해보면
두음법칙을 쓴 우리말이 읽기 편하고 자연스럽다는 느낌이고,
북한말은 딱딱하고 경직된 느낌이 있다.
두음법칙은 'ㄴ 두음법칙'과 'ㄹ 두음법칙' 으로 나뉜다
'ㄴ 두음법칙'은 첫자음 'ㄴ'이 'ㅇ'으로 바뀌는 경우.
'ㄹ 두음법칙'은 첫자음 'ㄹ'이 'ㄴ'으로 바뀌는 경우를 말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ㄹ' 이 'ㄴ' 으로 바뀌는데 'ㄴ' 은 'ㅇ'으로 바뀐덴다.
※두음법칙이 적용되는 단어, 적용 안되는 단어?
길고 긴 문법규칙의 설명을 요약하여, 알고리즘 형태로 정리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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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1. 음절의 첫 소리 자음이 'ㄹ' 혹은 'ㄴ'이다. 조건2. 해당 음절의 모음은 이중모음('ㅣ, ㅑ, ㅕ, ㅛ, ㅠ')이다. 예외1. 해당 단어가 한 음절 단어일 경우 제외한다. 예외2. 외래어는 제외한다. |
조건1과 조건2에 부합하며 예외1과 예외2에 포함되지 않으면
두음법칙이 실행된다.
'녀자'가 '여자'가 되고
'락원'이 '낙원'이 되고
'량심'이 '냥심'이 되고 '냥심'이 '양심'이 된다.
'려관'이 '녀관'이 되고, '녀관'이 '여관'이 된다.
그런데 남자를 낮추어 이르는 말인 '녀석'은 왜 '여석'이 아니라 '녀석' 일까?
이 '녀석'이란 녀석은 순우리말으로 고유명사로 사용된다.
'라면'같은 외래어나 '녀석'같은 순우리말은 제외되는 것을 보아
두음법칙은 한자 조합의 단어에만 적용된다.
위 알고리즘에
조건3. 해당 단어는 한자로 구성된다.
조건을 추가하면 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재밌는 사실.
앞서 말했던 '성냥'은 '석류황'이라는 한자어가 세기에 걸쳐 자음과 모음의 탈락으로 '성냥'으로 거듭난 고유명사다.
'성냥'은 한자어가 아닌 것이다.
조건3에 어긋나므로 '성냥'의 '냥'은 '양'의 두음법칙이 될 수 없다.
즉 '성냥'에 '양아치'라 답한 상대방은
양아치가 맞다.
그러니 뿌듯해하는 상대방에게 빅엿을 선사하는 맞춤법빌런이 되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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